작성자	이윤서	작성일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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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연 후기

떨리는 마음으로 해외 공연 최종 합격자를 확인하고 나서 즐거운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 반을 안고 떠나는 한국이었다. 미국은 입국심사가 까다로운 탓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단체티를 입고 있어서 더욱 단합이 잘 되었고 꽤나 유하게 입국심사 절차를 마친 뒤 비행기에 올랐다.

2.11
길다면 긴 비행을 마치고 미국 땅을 처음으로 밟았다. 해가 떠있을 때 출발해 해가 뜰 때 도착해서 한 밤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처음 미국에 온 것이기 때문에 관광을 하러 갔다. 처음으로 금문교를 갔다. 금문교는 붉고 커다란 다리였다. 구름이 정말 말그대로 윈도우 배경화면같이 예뻐서 금문교도 함께 너무 예뻐보였다. 바람이 정말 많이 불고 해가 매우 쨍쨍해서 눈이 부시고 추웠다. 몇 장의 사진을 찍고 관찰을 하다 버스를 타고 피어 39로 향했다. 놀이공원처럼 회전목마도 있고 예뻤고 독특한 가게들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바다사자였다. 몇십 개의 나무판자들이 물에 떠 있고, 몇백 마리의 바다사자들이 그 위에서 놀고 자고 수영하며 울었는데 너무 귀엽고 신기했다. 그리고 나서 버스를 타고 인앤아웃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 모두 졸려서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서로의 컵을 챙겨 음료수를 담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햄버거의 특이한 소스와 감자튀김의 독특한 맛이 인앤아웃 햄버거를 더욱 기억에 남게 했다. 그리고 공연 연습을 하러 hive로 갔는데, 다음날이 자선공연이어서 그것에 대한 연습을 계속했다. 그리고 나서 처음으로 홈스테이 집으로 갔다. 나는 소피아와 니키 (제니퍼 선생님)의 집으로 가서 저녁으로 스파게티도 감사히 먹고 기쁜 마음으로 선물도 드렸다.

2.12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 이 병원은 샌프란시스코에 유일한 아동 병원이라고 하는데, 이 병원의 의사 선생님 중에 한 분이 내 홈스테이 아이들의 아버지셔서 공연을 지원해 주셨다고 한다. 분장 선생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나와 하진이는 먼저 머리를 하고 가서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고 공연을 시작했다. 분장은 하지 않았고, 의상만 입었다. 그리고 원래는 1시간 공연인데, 여기서는 30분으로 줄여서 했다. 나는 처음으로 해보는 청룡 역할이어서 떨렸고 실수들도 조금 했던 것 같다. 7,8번 노래가 가장 떨렸는데,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던 것 같지만 작은 실수들을 해서 후회가 많이 된다. 13번 노래를 끝으로 공연은 마쳤는데, 정말 못한 것 같아 아쉬웠는데도 발레리 선생님께서 설명을 잘 해 주시고 무엇보다 관객분들의 호응이 너무 좋아서 너무 감사했다. 공연이 끝나고는 잠시 쇼핑을 한 뒤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잠에 들었다.

2.13
아침에 차를 타고 커다란 건물로 갔다. 바로 DEFY라는 트램펄린(방방)이었는데, Gigi네 어머니께서 우리 모두를 위해 보내주신 것이어서 너무 감사했다. 우리는 모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거기서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나서 연습을 하러 갔는데 hive에 다시 가서 귀족 자제들과 7,8,10,11번 노래 연습을 했다. 귀족 자제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부채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는데, 그것들을 모두 맞춰보았다. 그러다가 평강, 온달, 아로의 생방송이 끝나고는 모두 발레리 선생님의 교회에 가서 연습을 했다. 거기서는 코러스를 했는데 전날 연습한 것처럼 되지 않아 아쉬웠다. 여러 가지 미국 단원들과 맞춰야 할 것들을 듣고 서로 이야기를 해가면서 맞춰보고, 내 부분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2.14
미국에서 일 년 중 가장 특별하게 여기는 날 중 하나인 발렌타인 데이이다. 한국에서는 발렌타인 데이가 그렇게 큰 기념일은 아닌데 미국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를 안 챙기고 넘어가면 안 되는 날일 정도이다. 그래서 제니퍼 선생님께서 집에서부터 나와 하진이를 태우시고 소피아와 니키와 함께 쿠키를 만들러 갔다. 제빵을 하러 가서는 다른 단원들과 같이 했다. 쿠키를 구워주시는 선생님께서 너무 친절하셔서 즐겁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바로 극장으로 갔다. 벌써 공연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최대한 열심히 했다. 처음에는 코러스 리허설을 했는데 옷을 어떻게 입는지 몰라서 헤멨다. 그런데 친절하게 코러스를 했던 단원들이 알려줘서 그나마 다행히 공연이 계속 진행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청룡 리허설을 한 뒤에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확인하고 나서 내일을 기대하며 밥을 먹고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갔더니 소피아와 니키의 아버지께서 우리를 위해 발렌타인데이 선물을 꺼내놓고 주무셨다. 우리는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을 챙기고 다음날을 위해 잠에 들었다.

2.15
9시에 첫공이었다. 오전 9시라는 이른 시간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해서 피곤하기는 했지만 첫공이라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정신을 차리고 했던 것 같다. 베이스도 나와 조은이가 깔아 주고 미국 단원들이 옷 입는 것도 도와주게 되어서 의미가 있었다. 코러스에서 가장 문제인 옷을 갈아입는 부분은 그래도 성공적이었다. 항상 실수했던 부분도 정신을 차리고 하니 큰 실수가 없었다. 학교가 단체로 우리 공연을 보러 와서 더욱 의미가 컸고, 그러다 보니까 더욱 잘 하려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분장을 지우지 않고 낮잠을 자 기를 충전하고 Gigi네 어머니께서 브런치를 준비해 주셔서 감사히 먹고 바로 두 번째 공연을 하러 극장에 갔다. 두 번째 공연은 청룡을 했다. 의상을 입고 실수했던 부분이 어디가 있는지 생각을 하며 연습을 해 보고, 바로 공연을 했다. 이 공연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공연을 해서 큰 실수는 없이 공연을 마쳤고, 후회가 엄청나게 되지는 않았다. 해외에서, 미국에서 하는 첫 공연 두 가지였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공연이었고, 그 두 공연을 성공적이게 마친 것 같아 그래도 다행이다.

2.16
토요일도 공연이 두 번이 있었다. 처음은 11시였는데, 아로 역할을 맡은 Coral이 아파서 공연을 못 해서 아쉬웠다. 청룡 역할을 하는 공연이 남았는데, 항상 틀리던 부분이 또 고민이었다. 베이스를 깔고, 분장을 받고, 의상, 머리를 하고 공연을 했다. 청룡과 코러스를 같이 하는 상황이 되어 헷갈리기는 했지만, 다행히 성황리에 공연이 끝났고, 평강과 온달이 그려져 있는 예쁜 케이크를 먹고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다음 공연을 준비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렇게 둘러앉아 케이크와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미국 단원들과 가장 친해진 것 같다. 그리고 막공이 시작되고,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Ms. Clovis를 소개하는 말 이후 울려퍼지는 고구려 음악에 오프닝이 시작되고 정말 열심히 막공을 뛰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크고 작은 실수들이 나왔는데, 그게 정말 아쉬운 것 같다. 그래도 네 공연을 큰 탈 없이 마친 것이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공연이 끝나고 바이올린 공연을 보러 갔는데, 서프라이즈로 발레리 선생님께서 우리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셔서 약간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한국으로 다시 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아쉬움을 또 한번 느끼며 Dave & Busters 를 즐기고 집에 갔다.

2.17
해외공연 마지막 날이다. 공연은 끝났지만 미국 단원들과 제대로 된 (노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하루를 더 지냈다. 4시까지는 개별적으로 자유시간을 가져서 우리 홈스테이 집은 쇼핑을 갔다. 처음에는 HNM으로 가서 옷을 보았다. 옷을 사려고 했는데 크롭티만 너무 많아서 그냥 관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서는 사과에 사탕, 치즈케이크, 마쉬멜로우를 묻힌 것 등등을 사먹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서 Gigi네 집으로 가서 아주 많은 사람들과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한국 갈비와 미국 갈비 등을 맛있게 먹었고 모두 빙고를 하러 둘러앉아 재밌게 놀고 있는데, 이제 거의 떠날 시간이 되었다. 모두들 사진을 찍고 서로 헤어지기 싫다고 하며 울어서 꼭 연락하자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나서는 타겟과 마켓을 들러 못 산 스낵들을 마저 산 뒤 집에 가서 마지막 날 밤을 지냈다.

2.18
정말로 마지막이다. 버스를 타기 위해 hive로 가는 길이 너무나 짧았다. 니키가 우리를 위해 울어서 감동이었지만 눈물이 나는 것을 참고 버스로 올라 공항으로 갔다. 샌프란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로 얻은 것도 많고 생각했던 것도 많았던 해외공연이었고, 이런 기회가 정말 없을 텐데 자선공연도 하고 클로비스 베테란에서 공연을 해서 너무나도 유익한 시간을 가진 것 같다.내 인생에서 정말 얼마 없을, 어쩌면 한 번 뿐일 지도 모르는 해외공연을 이렇게 다녀오게 되어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