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수민	작성일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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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서울 졸업 후기

안녕하세요! 33기 김수민입니다! 마지막날 제대로된 인사도, 감사하단 말씀도 못 드리고 간 것 같아 조금 더 정리된 글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2011년에 입단한 저는 올해로 극단서울 배우 10년차가 되었습니다. 팀에서, 코러스에서 막내로 지내며 챙김을 받던 게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극단 단원들을 대표하는 캡틴 자리에까지 올라서 동생들을 챙겨주는 첫째가 되었고, 제가 극단에 입단한 해(2011)에 태어난 아이들과 같이 무대에 서고 있더라고요..크크 시간 진짜 빠른 것 같아요.

전 제가 영원히 극단서울 단원일 줄 알았는데...아쉽게도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그리고 제겐 언제나 과분했던 캡틴 자리도 내려오게 되었어요. 극단서울의 단원을 대표하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모범이 되려고 노력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아서 저 스스로 속상해하기도 했었던 시절들도 이제 다 그리운 과거로 남을 것만 같아요. 많이 미숙하고 어설펐던 캡틴을 믿어주신 단장님과 선생님분들, 그리고 잘 따라와준 동생들 너무 고맙습니다!



제겐 다른 어떤 상황들보다 극단서울의 배우로서 무대 위에서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무대 위에서만큼은 평범하기 그지없던 제 자신이 남에게 감동과 행복을 주는 특별한 사람이자 ‘주인공’이 되어있으니까요! 이런 특별한 기회를 저뿐 아니라 단원들에게 안겨준 극단서울은 정말 최고인 것 같아요!bb



마지막날 단원들로부터 받은 졸업 선물과 편지들을 보면서 펑펑 울었어요.

친하게 지냈던 동생들부터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던 동생들까지 모두 편지에 언니의 존재만으로도 정말 많이 의지가 되었고 너무 잘 챙겨줘서 고맙다고 써주었더라고요.

리더로서, 선배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고 그 해야할 일조차 충분히 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가득한데 좋은 모습만 봐주고 고맙다고, 정말 많이 보고싶을 것 같다고 쓴 편지들을 읽으며 정말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단원들뿐만 아니라 공연을 보러와주신 모든 분들과 스텝분들, 졸업식을 함께해주신,그리고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도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이정희 단장님과 김명규 연출선생님, 천창훈 안무 선생님께 그 누구보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주신 사랑과 믿음에 비례하는 보답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ㅜㅜ 아직 다 하지 못한 보답은 좋은 대학 들어가서 스태프로 열심히 봉사하면서 해도 될까요? ㅎㅎ



절대 오지 않을 것 같던 졸업이 찾아왔네요.. 이제 와서 17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연들을 더욱 더 즐기면서,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게 후회됩니다..ㅜㅜ

극단서울은 지옥같은 입시와 공부로부터 벗어나 모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던 학창시절의 유일한 숨구멍이자 오아시스였어요 극단서울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보다 절대 더 건강한 멘탈과 체력을 가지고 공부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여러분도 각자 다 다른 의미와 이유들로 극단서울을 소중히 생각하고 계실텐데, 그 마음 항상 기억하며 남은 시간들을 더욱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셨음 좋겠어요!

남은 1년 고삼을 뮤지컬 없이 버텨야할텐데 벌써 두렵네요ㅜㅜ 하지만 많은 분들로부터 받은 응원과 믿음이 저에게 엄청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아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모르고 있었는데 막공날이 2020년의 열두번째 날이라고 하더라고요. 2020년 twelfth night은 제겐 여러모로 잊지못하는 날이 될 것 같아요. 진심으로 제 19년 인생 중 가장 행복하고 황송한 날이었습니다.

조만간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극단서울에서 배우로 섰던 무대들이 너무너무 그리울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단원들도 학부모님들도 너무 보고싶을 것 같아요 ㅜㅜ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과 주어진 일들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다가 최고의 무대, 최고의 결과를 들고 다시 만나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10년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극단서울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