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미래문화의 큰별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극단서울

공연후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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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후기- 관객(김미란님)리뷰

아이 어렸을 때 어린이 뮤지컬 공연을 꽤 보러 다녔다.
‘아이들용’으로 만들어진 시시한 무대와 시시한 스토리, 시시한 노래, 시시한 춤, 갑작스런 무대 마감은 늘 본전 생각나게 만드는 어이없는 경험이었지만 아이가 같이 노래하고 즐겁게 손뼉치고 그랬으면 됐다 싶어 그 이상의 기대는 접었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공연한 ‘캣 조르바’ 를 마지막으로 아이의 어린이 뮤지컬 관객 시절은 끝이 났다. ‘캣 조르바’는 그때까지 보아온 어린이 뮤지컬 중 가장 완성도 높은 멋진 공연이었다.
무대장치, 조명. 음악, 춤, 노래, 스토리, 스케일, 프로 배우들의 무대 매너, 무엇 하나 실망시키는 것이 없었다.
비로소 ‘시시한 어린이 뮤지컬’의 시대를 마감하고 수준 높은 어린이 무대를 여는가보다 싶었다. 어린이 관객으로 오랜 시시함과 지루함을 견딘 아이에게 선물 같은 기억을 주게 돼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 무대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한때였던 뮤지컬은 잊고 살았다. 박지예가 극단서울의 단원으로 공연 초대장을 보내기 전에는.
the wizard of oz. 아마추어 아이들이 공연을 해봐야 얼마나 하겠냐고 기대없이 간 게 사실이다. 우리는 우정으로 한 시간 정도는 기꺼이 할애할 수 있는 사회적 동물이니까.
포장된 칭찬의 말을 꽃다발과 함께 덥썩 안기고 나면 우리의 역할극도 끝이 날 것이다.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은가 친구끼리.
그런데, 우리가 익히 알던 그 오즈의 마법사가 아니다. 각색도 각색이지만 뭔가 달라졌다. 뭐지? 아! 진심……공연하는 아이들은 분명 프로는 아닌데 이상할 정도로 어색하지가 않다.
역할들이 몸에 잘맞는 옷처럼 착착 감긴다. 즐거워 보인다. 몸과 리듬이 하나가 되어 무대에서 출렁출렁 파도를 탄다. 음악은 세련되고 노랫말은 단순한 문장인데 아름답다.
아이들이 진심을 다해 무대 바깥으로 질러 보내는 그 노래들에 나는 어느 순간 심쿵 당했다. 저 아이들은 언젠가 저 노래들로 일어서고 위로받는 순간이 오겠구나.
포기하지 않는, 꿈, 용기, 이런 상투적 언어들에 진심이 담기면 얼마나 거대한 에너지가 되는지 아는 순간이 오겠구나.
다행이다.
낯선 한여름의 시간 여행에 초대된 선택받은 관객이라서.
이 생기 넘치는 아마추어의 무대가 준 심쿵 에너지는 오랫동안 생각이날 것 같다.
사실 우리는 인생이란 무대에서 늘 아마추어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