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수린	작성일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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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매일연습

학교를 마치고 바로 극단에 가느라 연습 절반을 놓쳤다. 소이언니 코러스 했다 올리비아 했다 하느라 힘들텐데 너무 미안하고 고맙다. 어쨌든 거의 도착하자마자 9번 노래 다음씬을 했는데 이건 진짜 내가 대사 하면서도 나랑 올리비아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한 걸 직접 보진 못 하지만 올리비아가 아니라 김수린이 억양과 톤만 좀 꾸며서 하는 느낌이였다. 좀 더 빨리 캐릭터에 이입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안무 몇 가지를 보완한 후, 5번 노래부터 정2가 먼저 런을 돌았다. 5번 노래때 말볼리오 지나간 후에 더 빨리 앞으로 나와서 줄서야겠다. 6번 노래는 나도 소이언니도 바이올라의 새..? 바이올라의 영혼 새..? 뭐든간에 동선이 고정 되어있는 역할이라 초반에는 좀 엉켰지만 어찌저찌해서 하던대로 했다. 아 그리고 대각선 서서 날갯짓 하기 전에 자꾸 두 바퀴 돌려고 하는데 정신 차리고 한바퀴만 돌아야겠다. 7번에서는 바이올라 노래부터 큐리오랑 옆줄 맞추는 거 신경써야 하고 퇴장하기 전에 반지 챙겨서 가는 거 잊지 않아야겠다. 9번 노래 타이밍이 드디어 조금 맞기 시작했는데 아직 더 연습 해야할 것 같고, 팀마다 올리비아들 발 순서가 달라서 코러스들도 꼬이는데 이건 다시 맞춰야할 것 같다. 10번때는 마지막에 내가 칼을 안 줘도 되게끔 바뀌었고, 마무리 포즈 하자마자 빨리 빠져줘야 한다. 12번에서 올리비아 두번째 노래 때 도는 코러스들이랑 옆줄 맞추기로 바뀌었는데 잘 기억해야겠다. 상관없는 얘기긴 한데 오늘 나랑 지원이랑 채애언니를 들고 시우는 뒤에서 허리만 살짝 받쳐 주는건데 채아언니가 너무 가벼운건지 장시우가 힘이 센 건지.. 드는데 내 팔에 무게가 하나도 안 느껴지고 채아언니가 우리보다 먼저 그냥 공중으로 가버리길래 진짜 놀랐다. (그냥 너무 신기해서 적어봤다ㅎ) 11자 설 때 0.5로 간격 잘 맞춰야겠다.
다음은 정1이 scene3 세자리오 퇴장 후부터 런을 돌았다. 말볼리오가 반지 가져가고 추가된 대사가 있는데, 되게 디즈니 겨울왕국이나 모아나 이런데서 나올법한 대사다. 자꾸 이 대사랑 모아나랑 연결돼서(최근에 봐서 더 그런 것 같다) 대사 칠때도 무슨 모아나가 바닷물에 대고 속삭이듯(?) 할라 그러는데 올리비아는 방금 꿈에 그리던 그 남자..를 만나고 마음도 기분도 붕 떠있는 상태니까 더 밝고 희망차게? 해야겠다. 5번 노래 중간의 편지 읽는 대사는 더더 오바해야하는데 쉽지 않다..ㅎ 일단 긴 대사 안에서 같은 억양만 너무 반복되지 않게끔 해야할 것 같고, 제스처도 더 연구해서 중복되는 제스처를 줄여야 할 것 같다. 제스처가 계속 같은게 나도 느껴지니까 행동이 소심해지면서 말투도 표정도 죽는 느낌이다. 사실 이 대사는 그냥 마음 편히 먹고 사아아알짝 망가진다? 말이 좀 그렇긴 한데 생쇼한다?고 생각하면 쉬운데 합숙 브레드 쌤 시간에 딱 한번 느껴봤다. 내가 창피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하는데,, (토비,앤드류,말볼리오 이런 역할 하는 단원들 진짜 존경스럽다 정말..) 난 조금이라도 망가지는걸 너무 어려워하는 것 같고 그래서 항상 관객들이 재밌어 할만한 연기를 못하는 것 같다. (당장 지난 작품만 하더라도 노맨 하는게 도로시 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려웠고 즐겁지 않았다.) 관객한테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8번 노래에서는 헷갈렸던 동선 다 정리되었고, 솔로 파트 박자도 알겠다. 다만 이때도 제스처가 계속 반복되고 있어서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고, 솔로 파트에서는 진성에서 가성으로 가성에서 진성으로 바꿀 때 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연습해야겠다. 9번 노래 전 대사에서 억양이랑 톤만 예쁘게 포장하지 말고 세자리오를 꼬시는 느낌, 계속 가까이 다가가려는 느낌을 살리며 대사해야겠다. 그리고 노래 중간에 세자리오 대사 하는 동안 빙빙 주위를 돌 때 세자리오를 바라볼때만 일부러 삐진척 기분 나쁜 척 하고 다른 곳을 볼 때는 세자리오가 내 기분을 상하지 않게 구구절절 해명하는게 재밌고 귀엽다(....) 는 느낌으로 표정 연기 하려고 했는데 이 두 표정이 계속 섞이면서 그냥 2초 단위로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하는 이상한 사람이 돼버렸다. 이게 계속 돌다 보니까 사실상 내 얼굴이 관객석에 보일 시간도 길지 않고 표정이 확실히 보이는 그 4번의 순간만으로 내가 표현하려는 바를 관객에게 이해시킬 자신도 없어서 웃고 삐지고 이런 거 신경쓰지 말고 다음엔 내 올리비아 마음 가는대로 연기해봐야겠다.
극단에서 연습하지 못했던 3번 노래와 9번 노래 다음부터를 좀 더 연습했다. 3번 노래때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띄워놓고 노래를 불러봤다. 또 세자리오와 대화할때는 우아한 척 고귀한 척 하지만 최대한 세자리오에게 반한 느낌이 계속 들 수 있게 연습했다. 9번 노래 끝나고 페스테한테 명령한 후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과 돌아섰을 때 쪽팔림의 표정을 더 잘 보여주려고 했다. 싸움을 제지하며 들어올때는 넘 다급하거나 흥분한 것처럼 들리지 않도록 했고, 말볼리오에게 그만두라고 소리치는 것 역시 분노나 짜증보다는 단호한 명령을 하되, 불쾌함이 느껴질 수 있도록 연습했다.

공연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꼭 공연날 내 올리비아를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