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남여원	작성일	202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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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기

안녕하세요 극단서울 43기 남여원입니다. 공연 끝나고 1주일을 너무나 정신 없이 보내다 보니 후기를 이제서야 쓰네요ㅠㅠ

극단에 입단했을 당시에 저는 정말 말을 안 듣는 말괄량이 였습니다. 연기 수업 시작 전 봉다룬 선생님께 "오늘은 뭐하고 놀거에요?" 라고 말해 단장님께 혼나기도 했었고, 선생님이 칭찬해주시고 제가 정말 잘하는 줄 알고 연습을 하나도 안하고 갔다가 크게 혼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캡틴이 되고 이제 졸업을 한다니 아직도 믿겨지지 않네요..ㅠㅠ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던 제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처음으로 재원언니의 공연을 보자마자 저는 엄마에게 극단을 하고 싶다고 바로 말했습니다. 당시에 기민이를 임신하고 계셨던 엄마는 어린 딸을 매주 대학로에 데려다 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극단 입단을 연기하셨습니다. 3년 정도 재원언니의 공연을 볼때마다 극단 공연에서 연기하는 언니 오빠들을 보면서 어린 나이였지만 압도되는 기분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2016년 여름공연이였던 정글북 공연을 보고 엄마와 이모가 저에게 단장님을 소개시켜주시면서 다음 공연부터 입단할거라 하셨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핑크색 원피스를 입고 좋아하던 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

저의 첫 공연이였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올리버라는 사제 역할을 맡았었는데 공연 1주일 전에 올리버라는 역할이 선한 역할인지, 악한 역할인지 몰라 단장님께 여쭤봤을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몰랐을 때가 제일 재밌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 베니스의 상인에서는 살레리오라는 중년 남성 역할을 맡았었는데 처음으로 솔로곡이 있었던 역할이였습니다. 사실 그때 기억은 공연 당일에 바지를 잃어버려 케빈쌤이 찾아주신 기억 밖에 없어 쓸 말이 별로 없네요 ㅋㅋ ㅜㅜ 어린왕자에서는 선인장 4를 했었는데 처음으로 재원언니와 역할로 같은 팀을 할 수 있어 엄청 행복했고, 당시에 같은 팀에 동갑내기 친구들이 정말 많아서 저의 첫 번째 어린왕자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로즈를 했었는데 처음으로 베스트 팀상을 받고, 평강과 온달에서 백호라는 역할로 또 한번 베스트 팀상을 받았습니다. 다음 공연인 오즈의 마법사에서는 처음으로 코러스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공연을 많이 뛸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던 것도 잠시 밧줄을 묶는 장면에서 저만 밧줄을 묶지 못해 그 장면에서 저만 나오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속상했지만 제가 정말 존경하던 언니들과 같이 코러스를 뛸 수 있단 생각에 속상한 것도 다 잊어버릴 만큼 공연에서는 정말 신나게 공연했습니다.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 당시에 세트를 처음 해봐 굉장히 못했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구조물이 아닌데 잘못 나가 공연 불이 다 켜진 채로 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생각만 하면 정말 아찔했는데 다행히 선생님들이 혼내지 않으셔서 안도했던 적이 있네요 ㅎㅎ 다음 공연인 십이야에서 토비로 처음으로 술 취한 연기를 해보았습니다. 앤에서는 코러스와 길버트를 하였습니다. 앤에서 술에 취해 추는 춤을 그때 무대감독님께서 저의 직캠을 찍으실 정도로 엄청 신나게 췄고, 상을 처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공연이였던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는 처음으로 정팀에서 역할로 뛰었습니다. 정글북에서 아빠늑대와 코러스를 하였고 다음 공연인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유모, 벤볼리오, 그리고 코러스까지 3개의 역할을 하였고 처음으로 조장을 하였습니다. 조장을 하면서 공연시간을 목요일 2시 토요일 11시를 뽑고, 베스트 팀상 후보에서 저희 팀만 없었을 정도로 팀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지만 로줄은 처음으로 조장을 하면서 많을 것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공연입니다. 80일과 세계일주에서는 비키와 랄프를 하였고 다시 한 첫 공연이였던 어린왕자에서는 베독을 하였습니다. 베독은 제가 여태 했던 모든 캐릭터 중에 가장 아끼는 역할입니다. 저와 가장 잘 맞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스스로가 베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았을 때의 희열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밤을 시작하기 전 저는 캡틴이라는 자리를 받았습니다. 한밤때 오베론을 하면서 처음으로 조장으로 팀상을 받았습니다. 평강과 온달에서는 현무를 오즈에서는 마녀를 하였고 마지막 공연인 십이야에서는 말볼리오로 9년의 시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9년 동안 극단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속에서 저는 많은 성장을 하였습니다.

단장님, 연출쌤, 봉쌤, 안무쌤, brad쌤 등 그 외 모든 선생님들. 저를 믿어주시고 많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초3이였던 저를 예비고3때까지 극단 생활 잘 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극단 이모들 , 항상 갈때마다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웃어주셔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만나면 달려갈게요~~ 극단 단원들, 맨 처음 공연했을 때 조장이였던 언니 오빠들부터 지금 막내 애들까지, 같이 공연 즐겁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 우리 가족들,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고,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효도 많이 할게요 ㅎㅎ

모든 분들께 어떤 말을 해야 될까요,, 이 글로는 표현이 되지 않은 마음을 전달해봅니다 ^^

무엇보다 정말 그리운 천쌤, 저 졸업했어요 ㅎㅎ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 정말 어렸는데 이제 곧 성인이네요,, 항상 저를 지켜봐 주신다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살게요 ㅎㅎ 그리고 대학 붙으면 선생님 뵈러 갈게요 !!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세요 ~~

중간에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저는 한번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만큼 저는 극단을 너무나 사랑하였고 스스로 극단 단원 임에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이제 이 글이 끝나면 정말 극단서울 단원으로써 남여원은 막을 내리게 되네요,, 1년 뒤에 스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할게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