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문화의 큰별 - 극단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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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소이	작성일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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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단원 단합대회 후기

지난 주말 극단 정준단원 단합대회를 했다. 함께 연습하던 단원들과 공연을 보고 저녁까지 함께 먹으며 하루를 보내니 단원들끼리 더 가까워지고 단합이 된 기분이었다.

첫 번째로는 뮤지컬 민들레 피리를 봤다.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 때는 단순히 시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공연을 보니 일제강점기 시대 속에서 윤동주 시인과 윤일주 시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무게감 있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특히 연출이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것 같다. 크지 않은 무대였지만 조명과 배우들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그덕에 장면마다 몰입이 더 잘된 것 같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윤동주와 윤일주가 서로에게 편지를 주고받는 장면이었다. 무대 곳곳에 작은 우편함들을 설치해 두고 두 사람이 무대 양쪽에서 각자의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방식이었는데 직접적인 대화 없이도 두 사람의 감정과 상황이 잘 전달되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연출이 정말 독보였던 장면은 윤동주가 체포된 뒤 감옥에서 윤일주의 편지를 읽는 부분이었다. 그 전까지는 각자 자신의 편지를 직접 읽었지만 이 장면에서는 윤동주가 윤일주의 편지를 직접 읽어 내려가며 감옥에서의 외로움과 고독함이 더 전해졌었다. 작은 디테일 하나로 인물의 처지가 달라 보이고 관객의 감정이 달라진다는 점을 느낄 수 있어서 내가 공연을 하고 연기를 할때도 더 깊이 파고들어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의 의상도 인상깊었다. 처음에 윤동주는 경성에서 좋은 구두와 깔끔한 옷을 입고 등장했었고 윤일주는 시골소년답게 해진 신발과 평상복으로 등장했는데 극이 진행되며 둘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 지며 상황이 더 잘 보였던 것 같다. 체포된 장면에서는 마지막에 윤동주는 맨발이 되었고 형을 잃고 시간이 많이 지나 어른이 된 윤일주는 좋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런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극의 몰입을 도와주는 듯했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장면은 윤동주의 편지를 담던 상자가 마지막에 유골함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떄 많은 분들이 객석에서 우시기도 했고 그 장면이 윤동주의 죽음을 확연하게 나타내주는 장면이였던 것 같다. 또한 극 속에서 별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서시 등 익숙한 시들이 노래로 불려 나오는 것도 좋았다. 노래를 통해 윤동주의 시에 담긴 마음과 감정이 훨씬 더 와닿았다. 원래 윤동주 시인은 저항이나 암울한 현실등을 생각나게 만드는 인물이였다. 하지만 이번 공연 속 윤동주시인은 가족을 사랑하며 동생의 고민을 들어주고 민들레 피리를 만들어주며 함께 웃던 한 명의 평범한 사람인 윤해환으로도 그려졌던 것 같다. 결말을 알고 있었지만 의좋은 형제처럼 함께하는 둘의 모습에 계속 그렇게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던 것 같다. “이런 시대이니 시를 써야지”라는 대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배우분들의 연기도 정말 배울점이 많았다. 감정선이 잘 이어져 관객들이 두 시인의 마음에 몰입해 따라갈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윤동주와 윤일주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그 시대를 살아간 시인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는 듯해 더 몰입이 되고 상황이 안타까웠다. 공연이 끝난 후 단원들 모두가 기립박수를 치며 끝나고도 계속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공연 후에는 명륜갈비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옆 테이블의 단원들이 게임을 하며 벌칙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어서 식사 내내 계속 웃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신입 정준단원들의 신고식(?)이 있었다. 특히 랜드 업 롤라를 춘 친구들이 재미있었고 서진이와 현준이가 함께 텔미를 춤춘 무대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번 단합대회는 단원들끼리 서로를 더 깊이 알고 좋은 공연을 함께 보면서 좋은 자극도 얻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함께 웃고 배우고 즐기면서 더 끈끈해진 것 같고 앞으로의 공연도 더 잘 해내야 겠다는 열정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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