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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윤 작성일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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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공 후기

오늘 2시에 첫공을 올렸다. 공연장에 도착하고 분장을 받으니 너무 설렜다. 특히 이번 마릴라 분장이 생각보다 예뻐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마이크를 차고 나니 어느새 공연 시작 시간이 되었다. 매 공연마다 느끼는 거지만, 점점 긴장감이 덜해지고 있는 것 같다. 공연 시작 안내 방송이 나오고 무대 반대편으로 넘어가면서 객석을 힐끗 바라봤다. 꼭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1번 노래의 첫 대사는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화음을 넣는 부분에서, 연습 땐 전혀 문제가 없었던 데서 삑사리가 날 뻔해서 당황했고, 그 여파로 춤을 출 때 웃지도 않고 에너지가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막공 때는 1번 노래를 꼭 더 자신감 있게 해내고 싶다.

3장의 연기도 나쁘진 않았지만, 연습 때보다 어딘가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감정이 너무 화나 보였던 것 같다. 앤에게 말할 때 짜증을 내는 느낌이 아니라, 좀 더 냉정하고 단호하게 표현해야겠다고 느꼈다.

4장 연기는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노래할 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연습 때와는 다르게 불러버렸다. 특히 음을 억지로 올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연습할 땐 오히려 후반부가 걱정이었는데, 첫공에서는 전반부가 더 아쉬웠다. 후반부는 마음에 걸리는 부분 없이 잘 마무리된 것 같지만, 14번 노래할 땐 가운이 떨어질까 봐 연기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했던 점이 남는다. 첫공을 마친 뒤, 다른 팀의 공연을 관람했는데 14번 장면이 생각보다 훨씬 임팩트가 크다는 걸 새삼 느꼈다. 막공 전까지는 이 장면을 계속 반복해서 연습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엄마는 공연을 보고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하시면서도, 상체가 고정되지 않고 휘청휘청 유약한 마릴라 느낌이 있었고, 팔이 경직되어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커튼 콜 때 인사도 너무 짧았다고 하셨다.

마릴라는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인데 나 자신도 이번 공연은 연습에 비해 아쉬웠다. 막공은 DVD 촬영도 있고 손님도 많이 오기 때문에, 무엇보다 스스로 후회 없는 공연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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