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반채아	작성일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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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막공,시상식,쫑파티 후기

이번 여름, 극단서울에서의 마지막 여름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돌아보면 이번 공연은 유난히 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다양한 역할을 맡아 새로운 도전들을 해 볼 수 있었고, 무대 위에서 느낀 감정 하나하나가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J1팀에서는 개구쟁이 소년 ‘빌리’ 역을 맡아 장난기 많고 유쾌한 캐릭터의 매력을 무대 위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매 장면 고민하고 연습했던 기억이 깊게 남아 있다. 빌리는 단순히 웃긴 캐릭터가 아니라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을 지닌 소년이었기에, 그 속에 담긴 감정들을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싶었다. 다행히도 같은 팀의 가원이와 중엽이가 언제나 든든한 호흡으로 함께 해줘서, 무대 위에서 더 자유롭고 재밌게 연기할 수 있었다.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팀워크 덕분에, 공연 내내 큰 힘을 얻었다. 특히 막공 날,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빌리와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이 갑자기 밀려오면서, 참았던 감정이 울컥 차오르고 눈물이 나왔다. 그동안 웃고 떠들며 살아 있던 ‘빌리’가 이제는 무대에서 떠난다고 생각하니,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다.그리고 J2팀에서는 ‘멀티’라는 역할을 맡았다. 한 시간 남짓한 공연 동안 수많은 인물을 오가며 연기해야 하는 멀티는 나에게 처음 주어진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막상 해보니 너무 재미있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캐릭터가 바뀔 때마다 목소리, 표정, 움직임까지 세세하게 달라져야 했기 때문에 집중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몰입할 수 있었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공연 시간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고, 관객의 반응과 팀원들의 에너지에 힘입어 나 자신도 놀랄 만큼 몰입할 수 있었다. 막공 날에는 연출 선생님께서 디테일한 부분을 잡아주셨는데 그런 작은 코멘트 하나하나가 나에게 큰 원동력이 되었고, 덕분에 더욱 열정적으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무엇보다도 선생님께서 나에게 넌 빌리와 멀티의 희망이라고 해 주신 그 말은 아직도 마음 깊이 남아 있다. 그 말 한마디가 나에게는 큰 용기와 자신감이 되어, 막판까지 흔들림 없이 몰입하고 무대를 마칠 수 있게 해주었다. 또, 무대 뒤에서 언제나 나를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신 단장님과 서현이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덕분에 나는 더 안정적으로 무대를 준비할 수 있었고 마지막까지 무사히 공연을 올릴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이 나에게 왜 그렇게 특별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 안에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연습실에서의 웃음소리, 함께 땀 흘린 연습 시간, 서로에게 건넨 따뜻한 말들, 그리고 무대 위에서 눈빛을 주고받으며 느낀 감정들까지,, 그 모든 순간이 ‘행복’이라는 단어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했다.

시상식에서는 먼저 신인상 후보로는 연두, 소유, 하린이가 올랐는데, 셋 다 내가 평소에 아끼고 응원하던 동생들이라 무대 위에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정말 자랑스럽고 기특했다.워크북상은 미니마우스 닮은 도연이가 받았다. 도연이의 수상소감을 듣는데 진짜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SNS상은 귀요미 지율이가 받았다.연기상은 연우가 받았다. 연우를 보면서 정말 순수하고 밝은 앤을 잘 살리고 표정도 다양하다고 느꼈어서 연기상을 받았을때 너무 축하해주고 싶었다. 노래상은 혜린이가 받았다. 항상 야무지게 모든 역을 소화해내는데 이번 앤도 역시 너무 잘해서 멋졌다. 모범상은 예닮이가 받았다. 연습 때부터 정말 앤 그자체여서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었고 또 열정도 넘쳐나서 나도 보고 배워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예닮이가 모범상을 받으니까 진짜 완전 기특했다. 또 안무상은 우리 길버트 장시우가 받았다. 시우는 정말 춤을 잘 춰서 항상 무대 위에서 시우의 춤을 볼 때마다 감탄했고 보는 내 눈이 즐거웠다. 또 ‘나도 저렇게 춤추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 시우가 상을 받을 때는, 마치 내가 받은 것처럼 기쁘고 뿌듯했다.
아쉽게도 우리 J2팀은 베스트 팀상 후보에 오르지 못해 상을 받진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우리 팀이 최고였고 누구보다도 뜨겁게 무대를 만들어낸 팀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에게 진심을 다해 응원했던 우리 팀원들은 나에게 큰 힘이자 자랑이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순간, 내 이름이 ‘대상’으로 불렸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 말도 준비하지 못했다. 그동안 함께했던 단원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스쳐 지나가고, 나를 도와주었던 모든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감사함과 감격이 뒤섞여 눈물이 터져 나왔다. 부끄럽지만.. 무대 위에서 울면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이제서야 차분히 되짚어 보면, 늘 나를 밝게 격려해 주셨던 단장님과 연출 선생님 덕분에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브레드쌤과 연기 선생님께서도 매번 다양한 아이디어와 조언을 주셔서, 역할에 막혔을 때마다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또 내가 수없이 “이거 괜찮아?”라고 물어봤을 때마다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답해 준 단원들 특히 사랑이, 시우, 온유, 정민이한테 정말 고맙다. 물론 모든 단원들 한 명 한 명에게도 진심으로 고맙고, 우리 모두가 함께여서 이번 공연이 더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큰 감사는, 언제나 나를 한결같이 응원해주고, 늘 라이딩해준 우리 엄마다. 내가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날 수 있었던 건, 엄마의 사랑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쫑파티 때는 다 같이 불고기를 먹으러 갔다. 나는 시우들이랑 정민이랑 함께 앉아서 먹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즐거워서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 그날은 개인적으로 아주 큰 소원이 이루어진 날이기도 했다. 그동안 몇 번이나 기회를 놓치고,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해보지 못했던 ‘림보’를 이번에 드디어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봉다룬 선생님 덕분에 림보 게임에 참여할 수 있었고, 그 순간 나는 정말 날아갈 듯 행복했다. 공연을 마무리하면서 림보까지 하게 된 건, 마치 하나의 완벽한 그림처럼 나의 마지막 여름 공연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주는 선물이 되었다.

이번 공연은 나에게 정말 ‘행복 그 자체’였다. 극단에 가면 언제나 해맑게 인사해주는 라엘이, 주아, 하린이, 서하,지수에게 너무 고맙고, 늘 내 말에 귀 기울여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중엽이, 예나, 지윤이, 재준이, 서준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또 언제나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고, 웃음과 에너지를 나눠준 온유, 시우, 서진이, 소이, 정민이도 정말 고맙다. 우리 J2팀과 빌리 친구들 모두, 진심으로 사랑하고 고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었던 ‘앤’이 벌써 끝나서 아쉬운 마음도 크지만, 그 아쉬움을 채워줄 만큼 값진 ‘추억’이라는 선물을 가슴 가득 안고 떠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우리 모두, 다음 작품인 ‘베니스의 상인’ 공연에서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그때도 지금처럼, 아니? 더 뜨겁고 멋지게 무대 위에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자!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My summer vacation was happy, exciting (always always whoaaa-- whoaaa-- YE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