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고나영	작성일	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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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후기

요즘 너무 먹기만 하고 운동은 하나도 안 해서 마라톤 대회에서 한 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런 걱정을 하면서도 나는 한 번도 안 뛰어봤다. 그냥 열심히 뛰어 봐야지 하고 마라톤 대회 당일이 되었다. 이번에 지각도 하고 화장실도 늦게 갔다 와서 너무 정신없이 마라톤을 시작한 것 같다. 스타트가 조금 늦어서 처음에는 내 앞에 애들이 꽤 있었는데, 처음부터 쉬지 않고 조금 오래 뛰니까 다른 애들은 지쳐서 걷기 시작하고 내 앞에는 다섯 명 정도만 있게 되었다. 지현이랑 승혜랑 재원이는 어차피 이길 생각은 없었지만 내가 뒤로 따라 붙으면 저 멀리 빨리 뛰어가 버려서 뭔가 쓸쓸했다. 이번에는 계속 혼자 뛰어서 그런지 쓸쓸하기도 했고, 반환점도, 결승점도 빨리 안 나온 것 같다. 반환점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엄청 긴 오르막길이 있었는데, 그 전까지 뛰다가 오르막길은 뛰기 너무 힘들어서 걸었는데도 힘들었다. 뛰면서 몇몇 애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진짜 몇 명만 만났다. 이번에 나름 열심히 뛰었다고 생각했는데, 1회 때보다 기록이 안 나왔다. 1회 때랑 등수는 4등으로 똑같은데 기록은 약 4분 정도 차이가 난다. 1회 때 어떻게 50분 안에 들어온걸까... 그래도 2회 때 많이 떨어진 등수를 다시 올려놓았다. 처음에 간격을 벌려놓은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도착해서는 집에서 가져온 얼음물을 마시고, 다시 받아서 마시고, 또 마셨다. 다리는 풀리는데, 얼음물을 마시니까 정신도 기운도 조금씩 사는 것 같았다. 전에 운동을 해서 체력을 좀 길렀다면 더 좋은 기록이 나왔을텐데, 매번 말만 운동하자고 하고 항상 안한다.. 진짜로 간단한 운동이라도 조금씩 해서 다음 번에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