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미래문화의 큰별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극단서울

공연후기

작성자 최지혜 작성일 201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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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서울만의 아름다운 로미오와 줄리엣(아빠의 후기)

줄리엣과 로미오 & 로미오와 줄리엣

처음 만남에서 조건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고,
다음 만남에서 오로지 사랑의 힘만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주 안에서 그 사랑을 완성하고,
그 다음 만남에서 기약 있는 짧은 이별이라!!
그런데 엇갈린 운명 때문에 잠깐의 이별이 영원한 헤어짐이라서 죽음 이외에 다른 무엇으로도 만날 수 없음을... (아무리 아름답고 강렬한 대사로도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돌이킬 수 없음이 슬프고...)

두 청년의 죽음에 원수 가문인 캐플릿가와 몬테규가는 화해를 하고 베로나에는 평화가 찾아오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냥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연출 선생님의 결단에 의해] 극단 서울의 두 천사가 나타나서 시간을 뒤로 돌리고 우리의 배우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힘을 합쳐서 셋트를 몇 개 옮기고 찌르던 칼을 빼는 모션을 취하니, 아하~ 시간이 돌아가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되살아나서, 그들의 순수한 사랑이 완성되었따따따~~는 감동스러운 노래와 춤과 이야기를 잘 보았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인지라 별로 신경을 안 썼고, 십 수 년 전인가 잘 생긴(?) 디까프리오가 나온 영화도 보지 않았고, 로미오가 남자인지 줄리엣이 여자인지 가끔 헛갈릴 정도로 바쁜 어른들만의 일상의 삶을 살아가다가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듣고 보니 순수한 힘이 나네요. 또한 이 이야기의 메시지인 순수한 마음과 평화가 무대나 우리의 가슴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 살아가는 우리의 곁에서도 실제로 이루어져 가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도 드네요. 무엇보다 어린 친구들이 완성도 높은 열연을 해 주어서 그 감동이 더 컸네요. B팀 actor와 actress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여린 아이들에 대해서 부모의 애잔한 마음과 삼촌과 이모의 관대한 마음을 눌러 참아 인내하면서 강한 훈련을 시키는 ‘쌤’의 길을 걷고 있는 단장님과 선생님들에게도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빠: 우리 딸 덕에 귀족이 되었네.
엄마: (놀리는 표정) 딸이 딸인데, 여자 역할 좀 하면 좋겠다.
딸: (거만한 표정) 흠~~
아빠: 처음 할 때 도깨비 여자였잖아. 치마 입고 나왔잖아.
엄마: (놀리는 표정) 그럼, 뭐해! 도깨비, 지푸라기, 아님, 남자만 하는 걸.
아빠: 생긴 거는...
딸: 됐거든요!

처음에는 씩씩해지라고 극단에 보냈지요. 그런데 추가로 몇 가지 좋은 점을 더 얻었네요. 한 학기에 한 권의 영어 대본과 노래 및 무용 거의 다 외우기, 부족하다고 수시로 혼나니 혼나는 요령 터득하기(처음에는 격려하고 잘 달래 주어야 함), 오며 가며 노래 불러대니 노래 실력 늘기, 위아래 언니 동생들과 지내니 대인 관계 개선(특히, 혼자인 경우), 3박 4일 합숙(지옥 훈련?)가서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하니 자립심 터득, 팀 단위로 움직여야 하니 단체 의식 생김, 원하는 배역이라도 꼭 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 자기 자신 돌아보고 겸손해지기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이점은 위와 같이 가족 사이에 공통 관심사가 생겨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것을 함께 풀어 가고, 기쁘고 좋은 일을 함께 좋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네요.

이제,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겠군요. 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겠지요. 분명한 것은 그 사이에 극단의 아이들이 자란다는 것이겠지요. 또, 보아요. - 후기 끝 -